🍊“사랑은 때로 미운 사람을 오래 안고 가는 일” (폭싹 속았수다 14화 리뷰)
🧠 도파민 자극 첫 문단
14화는 마음의 균형이 무너진 사람들의 하루하루를 따라갑니다. 한때 잘나가던 전당포 사장이 하루 아침에 사기꾼이 되고, 가족을 위해 배를 파는 아버지가 되고, 찹쌀떡을 팔던 아이가 원양어선에 오릅니다.
사랑하는 사람이 미울 수 있음을, 그래도 끝까지 끌어안고 가는 게 가족임을 보여주는 회차였습니다.
🧩 줄거리 요약
은명(강유석)은 친구 철용에게 사기를 당해 7000만원의 빚을 떠안습니다. 전당포는 무너지고 경찰은 그를 찾아오기 시작합니다.
은명은 엄마 애순(아이유)에게 어린 시절 금명에게 받았던 편애의 상처를 꺼내며 "편애는 치사한 거야. 덜 사랑하는 건 평생을 망가뜨린다"고 울분을 토합니다.
애순은 철용을 찾으러 그의 어머니를 찾아가고, 결국 머리채를 붙잡는 난장판이 벌어집니다. 그 와중에도 관식(박보검)은 이리저리 돈을 구하러 다니지만 소득은 없고, 결국 바다를 함께했던 배 ‘금은동호’를 팔기로 결심합니다.
"아버지는 20년을 팔았다. 우리 삼 남매가 들어있는, 영원히 못 보낼 배를." 금명의 내레이션은 보는 이의 가슴을 울립니다.
은명은 원양어선에 몰래 오르지만, 이를 알게 된 관식은 배를 돌려 데려오려다 실패. 결국 부상길(최대훈)이 나서서 돈을 지불하고 그를 데려옵니다.
한편, 애순은 양배추 대신 생선을 팔기 시작하고, 관식은 어판장에서 얼음을 나르며 생계를 잇습니다. 현숙(이수경)은 부상길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돌아오는 건 냉정한 외면뿐. 그러나 부상길의 아내는 그를 향해 경고하죠.
"오늘부터 잠 못 자고 불안해 해봐. 당신 인생 얼마짜리로 남을지."
💔 감정 포인트: "아버지는 다 했잖아"
은명이 관식에게 묻습니다.
“그렇게 힘든 걸 아버지는 어떻게 했어? 아버지는 다 했잖아.”
결국, 은명은 자신이 바라던 사랑이 어디에 있었는지 뒤늦게 깨닫습니다.
그리고 관식은, 아무 말 없이 등으로 대답합니다.
말보다 큰 사랑은, 행동으로 말합니다.
⭐ 이 장면, 진짜 인생이다
📍 “동명이를 보내고 사흘만에 바다에 나갔던 아빠. 결국 아빠는 20년을 팔았다.”
단 한 마디 없이, 배에 묻혀있던 시간과 기억을 파는 관식의 장면.
그 배에 새겨졌을 이름들 – 금, 은, 동 – 은 아이들의 이름이자 관식의 인생 전부였습니다.
그걸 팔겠다는 결심은, 단순한 생계 문제가 아니었습니다.
아버지의 사랑은 항상 조용했습니다. 그리고 너무 깊었습니다.
🎭 배우 연기 포인트
- 박보검(관식): 깊은 감정선 없는 대사에서도, 눈빛과 침묵으로 말하는 아버지의 절절함을 완벽히 표현.
- 강유석(은명): 자기 연민과 분노, 후회가 오가는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냄.
- 아이유(애순): 참아왔던 억울함이 폭발하는 순간, 철용 엄마와의 몸싸움 장면은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하이라이트.
🗣 명대사 정리
- "편애는 진짜 치사한 거야. 덜 사랑하는 건 진짜 치사해." – 은명
- "우리 삼 남매가 들어있는, 영원히 못 보낼 배를…" – 금명
- "오늘부터 잠 못 자고 불안해 해봐." – 부상길의 아내
- "그렇게 힘든 걸 아버지는 어떻게 했어?" – 은명
- "아버지는 다 했잖아." – 은명
🎵 OST 포인트
🎶 〈미운 사람〉 – 윤형주
“한없이 미운 사람, 가슴에 남은 사람”
곡 전체가 은명과 관식의 감정선을 대변합니다. 미움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는 걸,
이 노래는 조용히 말하고 있습니다. 곡이 흐르며 울리는 파도 소리와 함께, 관식의 등짝은 더 넓고 슬퍼 보입니다.
🪞 소품 속 상징 해석
- 금은동호: 이름 그대로 세 아이의 추억과 희생이 담긴 상징물. 팔 수 없는 것을 팔기로 결심했다는 건, 아버지로서의 큰 포기.
- 아이스박스와 생선 상자: 가족의 생계와 감정을 동시에 얼려버리는 현실. 얼음을 날리는 장면은 관식의 현실적인 무게를 상징.
- 찹쌀떡 통: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담은 기억의 상자. 이젠 접을 수밖에 없는 유년기의 상징.
💭 마무리 느낀 점
14화는 참 먹먹한 회차였습니다.
미움은 원망으로, 원망은 사랑으로 변하는 긴 감정의 여정이 그려졌고,
말없이 사랑하는 법을 보여주는 부모 세대의 인내가 전해졌습니다.
특히 관식이 배를 팔겠다고 말할 때의 침묵은, 한 페이지가 찢겨 나가는 듯한 감정이었죠.
은명은 아직 철없지만, 그도 결국 아버지의 등에 실린 무게를 알게 될 겁니다.
이 드라마는 가끔은 미워야 끝까지 안고 갈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.
🧩 예고 맛보기
15화 예고에서는 은명의 귀환 후 애순과 관식의 관계 변화가 시작됩니다.
"너무 많이 미워했다. 너무 오래 사랑했다."
이 문장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,
애순의 과거와 관식의 미래가 한 자리에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.